경제&부동산

공매도 주가 떨어지는 이유, 기관과 외국인의 공매도를 미리 알 수 있을까?

최근 국내 증시에서 최장기간 중단됐던 공매도가 재개되면서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시장의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는 소위 ‘개미’라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 되곤 하죠. 하지만 공매도가 정말 모든 주가 하락의 원흉일까요? 그리고 기관과 외국인들의 공매도 정보를 미리 알아내서 대응할 방법은 없을까요? 오늘은 이 궁금증을 풀어보려 합니다.

공매도, 그 정체는 무엇인가?

“공매도가 뭐예요?” 라고 물어본다면, 가장 간단히 말해 ‘없는 것을 파는 것’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주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내는 것이죠. 일반적으로 우리가 주식을 사서 오르면 파는 방식과는 정반대의 개념입니다. 시장이 하락하거나 특정 종목에 악재가 생겨 주가가 떨어지길 기대하는 전략이에요.

예를 들어볼까요? A라는 종목이 지금 10만원인데, 곧 떨어질 것 같다고 예상한다면 주식을 빌려서 현재 가격에 팔아버립니다. 그리고 실제로 주가가 8만원으로 떨어지면, 그때 8만원에 주식을 사서 빌린 주식을 갚는 거죠. 차익은? 당연히 2만원이 됩니다.
공매도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어요.

1. 차입공매도: 미리 주식을 빌린 후 매도하는 방식(합법)
2. 무차입공매도: 주식을 빌리지도 않고 매도하는 방식(불법)

공매도의 개념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글을 참고해주세요.

자, 여러분이 늘 의아해하는 ‘얼굴도 모르는 그들’(기관과 외국인)은 공매도로 돈을 벌고, 우리 같은 개인들은 피해를 본다는 인식이 강한데, 정말 그럴까요?

공매도 정말 주가 떨어지는 이유일까?

“주가가 떨어지는 건 다 공매도 때문이야!“라는 말, 한 번쯤 들어보셨죠? 하지만 이건 사실이 아닐 수 있습니다. 공매도와 주가 하락의 관계는 생각보다 복잡해요.

금융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공매도 때문에 주식의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고평가되어 있거나 가치가 하락하여 이에 따른 매도세가 주가 하락을 유발한다고 봐야 합니다. 즉, 공매도는 주가 하락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인 경우가 많다는 거죠.

한국거래소의 분석 결과, 주가 하락이 공매도를 선행(15종목)하거나 양방향의 인과관계가 없는 경우(18종목)가 훨씬 많았습니다. 반면 공매도가 주가하락을 유발하는 종목은 단 4종목에 불과했어요. 어떤가요?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르지 않나요?

뜬금없지만, 우리나라는 ‘업틱룰’이라는 제도가 있어서 직전 체결호가보다 낮은 호가를 제출할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공매도 자체가 주가를 급격히 떨어뜨리는 건 원천적으로 차단되어 있는 셈이죠.

그렇다면 어느 종목이 공매도의 타깃이 될까요? 대차잔고 비중이 높거나 급격히 불어난 종목이 공매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방산이 포함된 상사·자본재 업종과 조선업, 2차전지가 포함된 IT가전·화학 업종이 공매도 타깃으로 자주 언급됩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높아 기업 가치보다 고평가받는 종목들도 공매도 재개의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관과 외국인의 공매도, 미리 알 수 있을까?

“기관과 외국인들은 특별한 정보를 미리 알고 공매도를 하는 거 아닌가요?”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이런 의구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오해인 경우가 많아요.

공매도 거래정보는 당일 장종료 후(18시)에 집계되어 제공됩니다. 중요한 건, 이 정보는 모든 투자자에게 동일한 시점에 공개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기관과 외국인투자자도 개인투자자와 마찬가지로 당일 장종료 후에야 공매도 거래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요.

해외 증시의 경우에도 공매도 정보의 민감성 등을 감안하여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사례는 없습니다. 일본, 홍콩, 호주, 미국 모두 당일 장종료 후에 공매도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요.

그럼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대차잔고를 확인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대차거래는 주식차입자와 대여자가 장외에서 별도 계약에 따라 주식을 주고받는 거래를 말하는데, 이 대차잔고는 공매도의 선행지표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대차잔고를 확인하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어요:

1. KRX 정보데이터시스템: 공매도 통계 메뉴에서 확인 가능
2. SEIBRO 사이트: 증권정보포털에서 주식 대차 정보 확인 가능
3. 증권사 HTS: 대부분의 증권사 HTS에서 공매도 관련 정보 제공

공매도의 순기능과 역기능

여하간, 공매도가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공매도는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위험관리를 위한 헤지 수단을 제공하는 등의 순기능도 가지고 있어요.
공매도의 주요 순기능은:
1. 유동성 제고: 매도와 매수 거래를 촉진시키고 거래비용을 절감하게 함
2. 가격발견기능: 주가 하락과 연관된 정보를 시장에 반영해 버블 형성을 막고 적정 가격을 형성
3. 위험관리 기능: 다양한 금융투자상품의 거래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회피하는 수단
반면, 공매도의 역기능도 존재합니다.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가 국내 증시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죠. 특히 일부 종목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자, 그런데 이런 공매도에 베팅했다가 오히려 주가가 급등하면 어떻게 될까요? 손실은 예상했던 수준 이상(-200만 원)으로 커질 수 있어요. 하락은 기존 주가에서 -100%까지 제한이 있지만, 주가상승은 제한이 없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손실은 무한대로 커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런 위험 때문에 공매도는 전문가들도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투자 방식입니다.

개인투자자를 위한 생존 전략

그럼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 재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몇 가지 전략을 제시해 볼게요.

1. 대차잔고 모니터링: 보유한 종목의 대차잔고 비중을 정기적으로 확인하세요. 비중이 갑자기 높아진다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2. 기업 가치 분석: PBR이 높아 고평가된 종목은 공매도 타깃이 될 수 있으니 보유 종목의 밸류에이션을 점검하세요.
3. 변동성 대비: 공매도가 재개되면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으므로, 투자 계획을 장기적 관점에서 재점검하는 것이 좋습니다.
4. 과거 패턴 참고: 과거 공매도 금지 후 전면 재개 3개월 이후 코스피는 각각 14.7%, 10%, 2.84% 상승했습니다. 단기적 충격이 있더라도 시장의 장기적 방향성은 펀더멘털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결론: 공매도, 제대로 알면 두렵지 않다

공매도는 시장의 필요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순기능과 역기능이 공존하죠. 중요한 것은 이를 정확히 이해하고 대응하는 것입니다.
기관과 외국인의 공매도를 미리 알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안타깝게도 “불가능하다”라고 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투자자는 동일한 시점에 같은 정보를 받게 되어 있기 때문이죠. 다만, 대차잔고와 같은 선행지표를 면밀히 살펴보면 어느 정도 예측은 가능할 수 있습니다.

결국 공매도로 인한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지만, 이에 따른 시장의 급격한 변화를 두려워하기보다는 자신의 투자 원칙을 더욱 견고히 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존버가 답일 때도 있고, 때로는 기회를 잡아 수익을 얻을 수도 있으니까요.

여러분은 공매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정보의 비대칭성이 해소되고 모두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이 조성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 모두가 현명한 투자자로 성장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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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노믹스

정보를 많이 안다고 옳은 결정을 할 수 있을까? 대개는 그렇지 않습니다. 옳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은 인지편향(휴리스틱)이며 정보편향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저는 많고 정확한 정보는 옳은 결정을 내리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정확하고 많은 휘발성 지식과 정보를 수집하고 저장하고, 다시 볼 수 있는 부동산 그리고 경제 관련 글들을 작성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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